
몇 달간 수많은 도구들이 먼지로 뒤덮여 제자리에 가지 못하고 쓰레기와 함께 굴러다니던 나의 작은 공간. 어떤 공간은 나의 몸이랑 똑같아서 후끈하게 샤워하고 로션을 발라주고 단장해주지 않으면 나와 똑같은 속도로 어두워진다.
공간을 차지하던 작업이 한 보따리 빠져나간 후, 설치를 마치고 부서지기 직전 몸을 채근하여 작업실에 돌아와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하게 청소했다. 왜냐하면 청소는 내게 이제 더이상 ‘내일해도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고, 빨리 할 수록 다음 시간이 선명해지는 류의 일이기 때문. 더러운걸 닦고,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텅 빈 공간을 바라보기. 빠른 방법은 없다. 생각없이 그저 척척 해나가야 비로소 깨끗함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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