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아주 작은 낙서같은 타투 세 개(시퍼런 12년령) 지우는 시술을 받고있다. 다른 이유보다도 일단 넘 드럽게 번져서 충격과 공포의 고통을 딛고 감행중. 진짜 아픈데 두달 텀 두고 대략 10번 남짓 해야하고, 그래서 가장 빨라도 일 년이 넘게 걸린다. 그저 배치가 관건일뿐 하고싶으면 새겨뿌자 하는 마음으로 처음엔 시술자도 안가리고 했었는데 타투라는 것이 이래 묵직한 일이라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진피층에 새겨진 잉크를 10번이나 조져서 몸 바깥으로 내보내야 없어질까말까 하다니…게다가 통증은 진짜 호러다. 마취며 레이저며 의술이 이렇게밖에 발전안했다고? 신중함을 가르치려고 일부러 더 아프게 만든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돌로래스 엄브릿지의 벌칙 깃펜같음.(예를들어 잘못했습니다 라고 종이에 쓰면 그 즉시 손등에 똑같이 칼로 째듯이 새겨지고 피 줄줄 흐르다가 아물고 몇십회 반복함. 다 하고나면 잘못했습니다가 살짝 흉터처럼 남는 무서운 아이템)
그래서인가 사전에 알고는 있었지만, 최근에 실제로 내 작업을 새긴 사람들의 사진을 보니 기분이 아주 묘해지는 것.
다행히 스스로 손에 꼽게 좋아하는 작업들이고, 실력좋은 타투이스트분께서 공들여 시술하신거라 결과물이 매우 예쁘지만, 작업을 오래 재미있게 하고싶다 ->해야겠네..?! 하는 생각이 들어 잠깐 겁이 나기도 했다. 마냥 신기하고 뜻깊은 감정만 드는게 아니라 뭔가 책임감 비슷한게 내게도 함께 새겨진 것 같다.
쓰다보니 초장에 아픈 얘기를 길게해놔서 얘기가 좀 헤비하게 흐르나 싶은데 당연히 신기하고 기쁜 마음이다.
그 분들을 우연히 만나면 ‘사진 찍어도 될까요’하고 꼭 부탁해야지
그리고 언젠가 멋진 화집을 만든다면 책 맨 뒷장에 바스락거리는 종이에 그 사진을 인쇄해 넣고 싶다. 이미지의 우로보로스.
'테이블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member quiet evenings (0) | 2021.09.26 |
---|---|
기분좋아지려고 하는 일들 (2) | 2021.09.24 |
오늘도 즐겁게 작업하고 싶다 (0) | 2021.09.21 |
❤️🔥 (0) | 2021.09.15 |
Night murmur (0) | 2021.09.12 |